대한민국 정부는 2027년까지 매년 순차적으로 외국 유학생의 수를 늘려 30만 명까지 유치할 계획에 있습니다. 그 계획의 내용을 담은, ICEF라는 해외 교육서비스 기관의 기사 내용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오늘은 특별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자칭 해외 교육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블로거가 자국의 인바운드 교육 시장에 대한 내용을 다루기가 조금 조심스럽지만, 다른 나라도 아니고, 우리나라의 유학생에 관한 이야기이고, 최근 정부가 내놓은 정책에 대해서 관심을 가졌으면 해서 언급해 보려고 합니다.
관련 내용은 ICEF (International Consultants for Education and Fairs)라고 하는 교육 및 교육 기관 간의 국제적인 연결과 협력을 촉진하기 위한 교육 서비스와 이벤트를 제공하는 기업의 뉴스레터에서 발췌했습니다. ICEF는 교육 기관, 에이전트, 학생 및 교육 관련 전문가들 간의 네트워킹, 협력 및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하여 국제 교육 시장에서의 교류와 협력을 촉진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발행하는 뉴스레터(ICEF Monitor)는 상당히 글로벌하며, 최신 해외 유학시장의 동향을 알 수 있어서 종종 꼼꼼히 읽어 보기도 하는데요.
2023년 8월 23일 발행된 뉴스레터에서 한국의 국제학생 유치와 관련된 기사가 있어서 가져와 봤습니다. 그리고, 앞서 국내 언론에서도 이미 관련 내용이 발표되었기에 많은 분들이 익히 알고 있는 내용일 수도 있습니다.
한국정부가 발표한 유학생 유치에 관한 핵심은 다음과 같습니다.
'2027년까지 30만 명의 국제 학생 유치를 목표로 한 대한민국 정부의 계획 발표'
관련 기사는 여기를 클릭하시면 보실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정부가 2027년까지 30만 명의 외국 학생을 유치하겠다는 ‘스터디 코리아 300K 프로젝트’를 발표했습니다. 이 계획은 고급 기술을 가진 인력들로 경제를 부양해야 할 필요성과 세계 최고의 유학생 유치를 위한 경쟁이 심해지는 것을 인식한 정부의 이해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그리고, 한국의 교교생의 연령대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것 역시 계획의 시급함을 더하고 있습니다.
길거리에 나가보면, 확실히 해외에서 온 유학생인지 아니면, 해외 노동자인지 모를 외국인들이 많이 눈에 띕니다. 과거에 비하면, 상당히 많은 해외 인구가 유입되었음을 실감하며 살고 있는데요.
2023년 6월 기준으로 유학생의 총 등록 수는 207,125명으로 전년 대비해서 17.6%의 연간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 30%의 증가로 5년 동안 30만 명의 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는 것은 2027년까지 세계에서 상위 10개 유학지 중 하나가 되기를 원하는 정부의 야망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제가 학교 다닐 때만 해도 외국 학생을 만나기가 힘들었는데요. 대학원에 가서야 학과에서 한 두 명 외국 학생을 볼 정도밖에 안되었었는데, 2022년에는 한국의 15개 대학 대학원의 총 학생 중 절반 이상이 국제 학생들로 이뤄졌었다고 합니다. 2명 중 한 명이 외국 학생이라는 얘기인데요. 생각보다 심각한 수준입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더 받으면, 한국학생 한 명 없는 대학도 존재할지도 모르겠다는 걱정과 불안감도 엄습합니다.
그러면, 한국 정부는 어떤 계획으로 국제 학생을 더 유치할 건지 ICEF Monitor에 나온 내용은 네 가지입니다. 마지막 다섯 번째는 언론에 보도된 내용이 있어 얘기하고자 합니다.
정부는 정부 장학금(글로벌 코리아 장학금) 할당량을 늘릴 것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두 가지 목표는 STEM (과학, 기술, 공학, 수학) 분야에 입학하려는 학생들에게 우선권을 부여하는 것(올해 이들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은 작년 대비 1,335 명에서 두 배로 증가 예정)과 서울 외의 대학에 등록하도록 학생들을 격려하는 것입니다. 한국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영어로 강의하는 프로그램을 확대할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장학금은 개별 국가를 대상으로 할당됩니다. 예를 들어, 방어 및 핵 기술에 관심이 있는 폴란드와 아랍에미리트 학생들을 위한 할당량이 증가할 예정이며, 인도와 파키스탄 학생들 또한 이들 국가에서 STEM 프로그램에 대한 강한 수요를 고려하여 할당량이 늘어난다고 합니다.
STEM 분야와 새로운 우선 국가에 중점을 둔 이 계획은 또한 중국, 베트남 및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학생들에 대한 의존도를 조정하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이 세 국가에서 온 학생들은 국제 학생들을 위한 현행 할당량의 2/3를 차지하고 있고, 그중 대부분은 인문학 과정에 등록되어 있다고 합니다.
STEM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 외에도, 비과학 프로그램에 등록하는 학생들을 위한 6,000 명의 장학금이 제공될 것입니다.
한국의 고등 교육에 대한 수요를 더욱 높이고, 졸업 후 한국에서 근무하도록 유학생을 유도하기 위해 정부는 한국 대학교 졸업 및 대학원 학위를 가진 유학생의 영주권 신청을 빠르게 처리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현재 자격을 갖춘 학생들이 영주권을 얻는 데는 6년이 소요되지만 이 기간이 6년에서 3년으로 줄 것이라고 하는데, 정말로 남아야 할 우수한 해외 인재가 이 혜택을 받았으면 합니다.
계획에는 유학생이 인구 감소 지역의 지방대학으로 오면, 입학-취업-정착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하겠다는 내용도 있습니다.
이 부분 역시 정말 걱정이 많습니다. 정부는 한국어 능력 검증 시스템인 "TOPIK (Test of Proficiency in Korean)"에서 학생들이 달성해야 하는 레벨에 대해 보다 관대하게 개정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입학자가 레벨 3 능력만 갖추어도 충분하도록 할 것이라고 하는데요. 다행히도 일부 대학 관계자는 이와 관련하여 관대한 접근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한 국내 대학의 국제 학생 사무국장 인터뷰 내용을 보니 본인 대학에서 TOPIK 레벨 4를 요구하고 있지만 면접에서 한국어와 영어 능력 모두 부족하며, 이런 이유로 지원자 중 절반 이상이 불합격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한국 정부는 TOPIK 레벨 3도 모자라 세종학당 등에서 한국어 교육 이수증만 있어도 입학이 가능하게끔 언어능력을 낮춘다고 하는 상황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중국 학생 인터뷰에서 TOPIK 레벨 3의 실력은 유치원 수준의 한국어라고 하며, 슈퍼마켓에서 물건 값 묻는 법을 배우는 정도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런 한국어 실력 가지고 대학 입학자격을 주겠다는 대학이며, 정부는 대체 생각이 있는 것인가 싶습니다.
어느 나라든 비자를 받기 위해서는 자신이나 재정보증인의 경제적 능력을 증명해야 합니다. 보통 은행 잔고증명원으로 제출하는데요. 비자를 신청하기 위해 학생들이 갖추어야 하는 최소 은행 잔고액을 낮춘다고 합니다. 기존에는 미화로 하던 것을 원화로 변경하고, 수도권의 경우 2,600만 원 하던 것을 2천만 원, 지방대학의 경우, 2,320만 원에서 1,500만 원만 증명하면 되는 것으로 재정능력 심사 기준을 변경합니다.
다섯 번째는 ICEF Monitor에는 관련 내용이 없지만, 국내 언론에서 보도된 내용보고 좀 놀랐던 부분입니다. 공부를 하는데 학비나 생활비를 벌려고 많은 유학생이 아르바이트를 합니다. 해외에도 유학 비자로 일을 하게 하는 국가도 상당수 있고, 이들 역시 학기 중과 방학 중에 파트타임/풀타임 일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 국가들은 임시적 완화 시기를 제외하고, 아직까지 학기 중에는 주당 20시간, 방학기간 주당 40시간 이상을 허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왜 학업을 하면서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주당 20시간으로 제한하는 것인지 가만 생각해 보았습니다.
대학이나 학과마다 이수학점이 달라 정확하게 계산할 수 없지만, 국내 기준으로 보통 이론 수업의 1학점은 1주일에 1시간 수업이라고 볼 수 있고, 실험이나 실습의 과목은 2시간당 1학점을 매기기도 합니다.
한 학기에 18학점 ~ 20학점을 수강한다고 가정할 때, 주당 18시간에서 20시간 공부를 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주 5일에 20시간 공부한다고 치면, 하루에 4시간 수업을 들을 것이고, 시간표를 짜다 보면, 하루, 이틀은 아예 수업이 없도록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아무튼 이런 시간표 조정은 잠시 접어두고, 아르바이트를 주당 20시간으로 제한했을 때, 일주일에 학업 20시간 + 아르바이트 20시간 = 40시간이라는 계산이 대략 나옵니다. 주당 40시간을 학업과 일을 병행하게 되는데요. 주당 40시간 일을 하는 직장인과 다를 바 없습니다.
점심시간 포함해서 9시에 출근하면, 6시 퇴근이 주당 40시간의 일을 하는 직장인의 루틴입니다. 직장인들이야 칼퇴근이 보장된다면, 이런 삶도 만족스럽다고 하실 분들이 많을 겁니다. 지금은 외국인 신분의 유학생이 학교를 다니며, 일을 하는 상황을 얘기하고 있으니 이게 얼마나 고된 삶인지 충분히 짐작을 하실 수 있으리라 봅니다.
학생은 공부를 해야 하니 사실 주당 20시간 다 채워서 일을 병행한다면, 학업이 제대로 진행될지 살짝 걱정스러운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임에도 국제학생이 한국어 언어 장벽을 낮추면서까지 대학을 입학시키고, 주당 30시간의 일을 가능하게 하겠다고 하는 정부의 계획이 있었는데요. 이게 유학의 개념에서 얼마나 현실적으로 타당하지 않은 것인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경제적으로 힘든 우수한 학생도 있을 수 있지만, 과도한 알바 시간 허용은 유학생을 유치하겠다는 것인지, 점점 의도가 의심스러울수 밖에 없습니다.
자료를 찾다 보니 한국어 능력별, 학위 과정별 허용시간(2022년 5월 시행)이라는 문서가 있어서 아래에 게시합니다.
(출처: 뉴스웍스, 2023년 6월 23일 - [NW뷰] 외국인 유학생 알바 주당 30시간까지… 인턴 허용 통해 정착 유도)
이 기사의 내용을 보니 유학비자 D-2를 소지한 대학생은 주당 20시간까지 아르바이트할 수 있으나 일정 수준 이상의 한국어 능력을 보유하고, 대학 유학생 담당자의 확인을 거쳐야 한답니다. 그리고, 인증대학교나 성적 우수자는 5시간 추가 근무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위의 표를 보면, 이미 석박사 과정은 주중 30시간 알바 가능하고, 주말이나 방학 중에는 학사 과정 이상에서는 무제한으로 알바를 허용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성적 우수자는 주중에 5시간의 일을 더 할 수 있는 허가를 받게 됩니다.
주중에 30시간, 혹은 35시간 일을 하면, 대체 공부는 언제 하는지 상당히 궁금해집니다. 주당 35시간 일하면서, 주말은 무제한이면, 한국의 ‘스터디 코리아 300K 프로젝트’가 아니라 ‘워크 코리아 300K 프로젝트’가 아닌가 싶습니다.
지방 인구 감소 지역 대학에 외국인 유학생을 늘리겠다는 의도는 좋지만, 다른 방법은 없는지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러한 과도한 배려는 오히려 유학 목적이 아니라 불법체류나 불법 노동의 의도를 숨기고 한국으로 입국하려는 외국인들을 더욱 유인하는 결과를 낳을 것으로 보입니다.
아시아 지역에서도 한국 입장에서 경쟁의식이 높은 국가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일본, 싱가포르, 그리고 대만은 각자 독특한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본은 종종 유학하기 좋은 국가 10개국 중 하나로 꼽히며, 싱가포르는 아시아에서 유명한 유학지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대만은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기업인 TSMC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국가들을 의식해서 국제 학생들을 STEM 프로그램으로 유치하고, 영어 강의 프로그램을 확대하며, 영주권 취득 경로를 간소화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려고 하는 것도 있습니다. 이들 나라에 갈 STEM 인재들이 한국에 온다면, 정말 환영할 일입니다.
그러나 우수한 인재를 유치하고 보존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유혹이 필요합니다. 언어 능력 장벽을 낮추고, 과도한 알바 시간을 허용하는 것은 실제로는 엄한 사람이 혜택을 보는 형태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는 유학 지원 정책을 균형 있게 고려해야 함을 시사합니다.
간단히 말하면, 유학 지원 정책은 미래의 국가 경제와 교육 환경을 고려하여 신중하게 검토되어야 합니다. 높은 수준의 교육과 인재 유치를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며, 국내 학생들과 국제 학생들을 공정하게 대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를 간절하게 바라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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